Home Still Home
Osisun Gallery, Seoul, South Korea
March 15 - 28, 2026 | 2pm - 8pm
Home Still Home is a group exhibition about South Korean wetlands, curated by 2025-26 Creature Conserve Curatorial Fellow, Eunhyung Chung.
On the layered ground of Seongsu-dong, once used to purify and control the city’s water, the artists imagine a “last wetland.” Mutated aquatic beings that swallow waste, and the creatures that remain to protect their habitat, occupy a future landscape we will briefly reconstruct inside Osisun in Seongsu.
참여 작가
김혜린
<희미한 터 (Faint Plot)>, 시멘트, 셀룰로오스, 가변 크기, 2026
<희미한 터>는 한때 차올라 있던 물의 흔적이 남아있는 돌 덩어리 위에서 말라가는 존재들의 생을 그린다. 물이 사라진 자리에서 이들은 서서히 본래의 모습을 잃어간다.
물이 마르며 돌에 생긴 흰 띠는 이곳에 물이 머물렀던 시간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이 돌은 실제 돌이 아니라, 그 기억을 환기하기 위해 시멘트로 만들어져 돌의 모습을 흉내 내고 있을 뿐인 거짓된 덩어리이다. 시멘트 위에 칠해진 페인트의 얇은 막은 그 위에서 말라가며 뒤틀리는 존재들에 의해 조금씩 벗겨지며, 표면이 서서히 변형된다. 이 기이하고 인공적인 풍경을 바라보며 우리는 우리가 바꾸어 놓은 메마른 도시 속에서 사라지고 있는 존재들을 떠올린다.
레퍼런스:
플라스틱을 먹는 수백 개의 곰팡이와 박테리아 발견: https://thescienceplus.com/news/newsview.php?ncode=1065574792867559
이유진
<반짝이며 내려가자 (Let Us Descend, Gleaming)>, 유리창에 채집물, 인쇄물, 종이죽, 아크릴 물감, 글라스데코, 반짝이 가루, 큐방, 가변 설치, 2026
<반짝이며 내려가자>는 서식지를 찾아 헤매던 혼종 생명들이 누군가에 의해 발견되는 순간을 다룬다. 개체들은 올챙이나 물달팽이의 빨판처럼 전시장 창문에 흡착해 있으며, 게 껍데기, 포도 줄기, 각종 채소의 꼭지, 홍시 씨앗, 길에서 주운 솔방울, 나뭇가지, 열매 등의 채집물과, 동식물 도감에 기록된 이미지의 일부가 결합되어 만들어졌다. 이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글라스데코, 형광물감, 반짝이 가루로 만든 분비물 흔적이 굳어 있다. 작업은 미세플라스틱이 수생 생물에게서 발견되고, 그 생물을 인간이 섭취하는 순환 속에서 개인이 겪는 기후 위기 우울증에서 시작했다. 이는 천천히 후퇴하며 소멸하려는 사회적인 현상으로 연결된다. 반짝이는 흔적은 애도의 물길이자, 죽음을 향해 적극적으로 후퇴하면서도 격렬하게 살아 있음을 발산하는 마지막 파티이다.
레퍼런스:
《습지주의자》(2019), 김산하, 사이언스북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939756
한국 서해안 갯벌 퇴적물에서 미세플라스틱의 분포와 축적 양상이 보고되었습니다. 아래 링크는 관련 논문을 바탕으로 개최한 세미나 보고서입니다: https://osean.net/seminar/?bmode=view&idx=18119922&utm
서해안 갯벌 퇴적층에서 다양한 형태의 미세플라스틱이 확인되었습니다: https://www.hdh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8632&utm
오디오 매거진 《김혜리의 조용한 생활》, 2024년 10월호, 〈책 읽는 의자: 포기와 비움 - 후퇴에서 생존의 길을 찾다, 김홍중〉: https://dlink.podbbang.com/c45bd3c0
오디오 매거진 《정희진의 공부》, 2024년 5월호, 〈앎의 쾌락과 약간의 통증: 녹색계급 feat. 나는 의존한다〉: https://dlink.podbbang.com/4e718b49
이재혁
<공전주기 (Orbital Period)>, 종이, 나무, 금속, 낚싯줄, 가변설치, 2026
새만금 방조제가 만들어 졌을 때 매년 겨울 한국을 찾아오던 30만 마리의 철새들이 경유지를 잃고 굶어 죽었다. 우리는 새들의 공간을 침범할 때, 그들이 쉽게 장소를 바꿀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은 쉽게 자리를 바꾸지 않는다. 길을 잃은 새들은 죽을 때 까지 날아오른다. 이윽고 비행은 자유가 아니라 그들을 죽음으로 이끄는 속박이 된다. <공전주기>는 내려올 곳을 찾지 못하고 죽은 철새들을 위한 작업이다. 우리의 작은 손짓, 당김, 옷깃과 숨결이 만들어 내는 바람이 그들을 움직인다. 우리가 움직임이 멈출 때, 비로소 새들도 날갯짓을 멈춘다. 하지만 우리가 없더라도 새들은 날아오른다. 부산스러운 날갯짓도 내려앉을 곳을 찾는 조급한 마음도 없이 말이다. 아니 정말로 필요 없는 것은 새들을 날아오르게 만드는 우리의 움직임일지도 모른다.
레퍼런스:
뉴질랜드 마오리부족, 전북환경청에 '도요새 서식지 수라갯벌 훼손 막아 달라' 서한 발송: https://share.google/V8VC9fZsWpf0JVPQP
정은형
<잠긴 눈동자 (Submerged Witness)>, 버려진 철조각, 철사, 전구, 센서, 가변설치 (각 수달 머리: 10x25x10cm), 2026
<잠긴 눈동자>는 마지막 남은 습지를 지키려는 물의 정령, 수달들의 초상을 그린다. 집을 잃고 도로 위를 떠돌다 아스팔트 위에서 생을 마감한 수달, 사라져가는 습지의 물속에서 우리를 조용히 응시하는 수달, 그리고 인간이 남긴 잔해를 삼키며 얼굴마저 일그러진 수달. 수달의 얼굴은 갈라진 습지의 땅처럼, 물 위에 부서지는 그림자처럼 형태를 잃어간다. 그 얼굴을 덮은 버려진 철조각과 철사는 파괴된 살점과 뒤틀린 신경처럼 얽혀 있다. 그들은 모두 보았다. 외면당한 시간의 균열 속에서 그들의 눈동자는 사람들의 움직임에 반응하며, 헐떡이는 숨을 내뱉듯 미약하게 빛을 점멸한다.
레퍼런스:
정부, 로드킬 대책 수립… 유도울타리·주의표지판 효과 커: https://www.newspenguin.com/news/articleView.html?idxno=12531
[기후K] ‘생명의 땅’ 습지가 사라진다…위기의 ‘탄소저장고’: https://www.youtube.com/watch?v=qB-eRMefBq4